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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를 죽이는 것은 하이드라다. 그렇다면. 그렇다면 혹시 나의 의 덧글 0 | 조회 34 | 2019-09-29 10:01:02
서동연  
나를 죽이는 것은 하이드라다. 그렇다면. 그렇다면 혹시 나의 의심이 나를 죽게 만든다는 어떤 예지는 아니었을까?그 때는 어떠한 꿈을 꾸었기에 그럴 수 있었을까? 그러나 꿈이라는 것은 사람이 바라는 양상대로 나타나지는 않는 법이다. 걸맞지 않게 우습다. 웃음이 터지려고 내 몸속에서 오장을 간지럽히고 있다.애써서 말을 끊었는데도 나를 품 안에 안고 있던 남편의 몸이 뻣뻣해 지는 것이 느껴진다. 남편의 슬픈 듯 다정한 듯 보이던 눈이 다시 놀라움과 경악. 그리고 알 수 없는 두려움 같은 것을 머금으며 딱딱하게 굳어져 간다. 흡사 그건 죽어서 썩어가는 동태. 아니 카나리아의 눈알. 아 저건. 저건.나는 울었다. 섦고 섦게 더더욱 울어댔다. 그러나 소리내어 울지는 않았다. 주루룩. 긴 눈물방울이 꼬리를 물고 이어서 흘러내리게.바로 나였던가? 저것이 신혼 6개월밖에 지나지 않은, 남들이 행복하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처지에 있는 여자의 얼굴이란 말인가?어쩌면 좋지? 도대체. 도대체어쩌면 좋단 말인가 나는 울고 또 울었다. 설움은 걷잡을 수 없이 복받쳐 올라와 내 전신을 통해 사방에 메아리지는 듯 했다.저런 바보 같은 작자들의 말은 들을 필요도 없다. 남편. 그래. 내가 남편을 해쳤을까? 그래. 기억이 난다. 가위. 나는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한다던 남편에게 목을 졸리면서 엉겁결에 가위를 들어 남편의 몸 어딘가를 찌르고는 정신을 잃었다. 그러면 남편은 그 가위에 찔려서 죽은 후 다시 난지도까지 가서 죽음을 맞았단 말인가?내 아들을 내게서 빼앗아갔어.이런! 세상에! 그러나 차라리 잘되었다. 어차피 감출 곳도 없는 판인데.언뜻 몸을 일으키다가 파리한 내 얼굴을 확인하고 싶어진다. 그래서는 안 된다. 거울? 거울은 없다. 그래. 그대신 땅바닥에 굴러다니는 저 철제 쟁반이 있다. 그걸 집어들고는.그러나 울고 있는 나와 그 우는 모습을 보고 있는 나와는 도대체 무엇이 다른가? 그리고. 그러나 그건 단지 생각일 뿐 나는 몸 하나, 손가락 하나 까딱 할 수가 없다. 그냥 할 수 있는
내 입에서 울먹거리며 마치 어린아이가 떼를 쓰는 것 같은 울음소리가 새어나오기 시작한다. 그런 소리를 직접 내면서도 무대 밖에서 배우의 목소리를 듣듯이 듣고 있을 수도 있다니. 그래. 더 이상 괴로움을 주지 말자.그러면 여태까지 있었던 그 모든 일들은 어찌되는 것인가? 남편은 밤마다 내가 잠이 들고 나면 나에게 지시를 내려왔단 말인가? 지시. 방금의 꿈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. 내 스스로 잠을 깬 것이 아니라, 꿈이 끝나서 잠을 깬 것이 아니라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, 몸이 휘돌려지는 느낌 때문에 잠을 깬 것이니. 지시라고까지 생각했나?그 아이는 데이고 검댕이 묻어 시커멓게 된 뺨의 상채기를 어루만지고 있었다. 아아, 더 이상은 기억하기 싫은데. 왜 자꾸. 잊고 있었던 기억이 왜 자꾸!!!하이드라는 여러 개의 머리를 가지고 있었는데, 헤라클레스가 머리 하나를 쳐 떨어뜨리면 곧 이어 두 개의 머리가 돋아나는 것이었다.얼마나 울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. 꿈을 꾼 것일까? 잠이 들었던 것일까? 아니 잠. 그것 좋다. 영원히 깨지 말았으면. 계속 잘 수 있었으면.쓰러져 있는 간호사의 입가에서 조금 맺혀 있는 핏방울. 나의 것을 쓸 수는 없다. 지금도 어지러워 죽겠는걸? 미안하지만 신에게 공물을 조금 바쳐라. 유리조각을 다시 집어들고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는 간호사의 입술가를 스윽 긋자 선혈이 아름다운 장미빛을 띄고 솟아 올라온다. 하하. 예쁘다. 그러나 지금 이 것은 쓸모가 있다.남편은 죽은 새를 탁자 위에 놓아두고 출근 했다.기억이 난다. 그래. 그 여자는 나보고 아기야라고 했었다. 아기?저런저런. 남편이 또 화를 낼텐데. 남편의 그런 눈을 두 번 다시 마주 대하고 싶지는 않다.남들보다 나아짐으로써 뭔가 얻기는 커녕 더욱더 혹사 당하고 피를 빨리게 된다고 믿어 왔으니까. 그런데. 왜 지금. 이 놈의 머리가 작동을 하는 걸까. 이미 오래 되어서 모두 잊어버렸을 줄 알았는데. 모든 걸 다 과거의 것으로 생각하고 다시 가동 시키는 일은 없을 것으로 알았는데.매일 밤에 잠을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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